21첩 少女(おとめ)
와카무라사키가 본격적으로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합니다. 겐지는 그녀를 이상적인 배우자로 맞이하며, 두 사람의 관계는 세련되고 조화로운 궁정의 모범으로 그려집니다. 궁중에서는 학문과 예술의 행사가 이어지고, 와카무라사키는 그 속에서 품격 있는 존재로 인정받습니다. 그러나 겐지는 여러 여성들과의 관계 속에서 여전히 마음의 안정과 진정한 행복을 찾지 못합니다. 와카무라사키는 내조하며 겐지를 이해하려 하지만, 세속적 의무와 남편의 다정다감한 성격 탓에 마음속에 미묘한 불안을 품습니다. 「少女」는 겐지의 화려한 세계가 정점에 이르기 전, 내면의 복잡한 갈등과 인간적 외로움을 서서히 드러내는 과도기적 장입니다.
22첩 玉鬘(たまかずら)
겐지는 유가오와의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오랫동안 행방을 몰랐던 딸 타마카즈라를 우연히 발견합니다. 그녀는 규중의 고운 여인으로 성장하여 여러 귀족들의 구애를 받습니다. 겐지는 그녀를 친딸로 맞이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에 흔들려 금지된 감정을 느낍니다. 하지만 부성애와 연정 사이에서 끝내 도덕적 경계를 넘지 못합니다. 타마카즈라는 궁중의 이상적 여성으로 주목받으며 새로운 세대의 중심 인물로 자리 잡습니다. 「玉鬘」은 인간의 본능과 윤리의 충돌, 그리고 혈연과 사랑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헤이안 귀족 사회의 감정 구조를 섬세하게 그린 장입니다.
23첩 初音(はつね)
새해 첫날, 겐지는 와카무라사키에게 정성을 담은 시를 바치며 부부로서의 정을 확인합니다. 두 사람은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안정된 생활을 누리지만, 점차 일상의 권태와 정서적 거리감이 드러납니다. 겐지는 세속의 권세와 풍요 속에서도 공허함을 느끼며, 인생의 덧없음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와카무라사키 역시 겐지의 주변 여성들과의 관계에 대해 내면의 질투와 체념을 품습니다. 「初音」은 화려한 궁정의 풍속 속에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되묻는 장으로, 부부 간의 정과 무상함이 교차하는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입니다.
24첩 胡蝶(こちょう)
봄의 축제가 열리고, 궁중에서는 화려한 ‘나비의 춤’이 펼쳐집니다. 젊은 여성들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나비처럼 무대를 수놓습니다. 겐지는 그 광경 속에서 아카시 부인의 딸이 이제는 궁중의 중심 인물로 성장했음을 보며 세월의 흐름을 실감합니다. 젊음과 아름다움이 찬미되는 가운데, 겐지는 지나간 시절과 잃어버린 사랑들을 회상합니다. 그는 영광과 젊음이 모두 한순간의 빛에 불과함을 깨닫고 덧없음을 느낍니다. 「胡蝶」는 봄꽃과 나비의 이미지로 인생의 찰나적 아름다움과 무상을 상징하는 서정적 장입니다.
25첩 蛍(ほたる)
겐지는 타마카즈라에게 자신의 동생 요세이인을 중매하지만 그녀는 단호히 거절합니다. 어느 여름밤, 겐지는 반딧불을 이용해 그녀의 모습을 비추며 그 아름다움을 감상합니다. 그러나 그 행동은 유희적이면서도 내면의 공허를 드러냅니다. 그는 더 이상 젊은 날의 열정을 느끼지 못하고, 사랑이 허상처럼 느껴집니다. 타마카즈라는 세속의 사랑을 넘어서려는 자의식으로 독립적인 인물로 성장합니다. 「蛍」은 겐지의 감정이 노년으로 향하며, 사랑과 미의 덧없음을 깨닫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26첩 常夏(とこなつ)
겐지는 과거의 여성들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인생의 여름이 끝나감을 실감합니다. 타마카즈라와의 관계는 점차 멀어지고, 그는 한때 사랑했던 여인들의 행방을 회상합니다. 화려했던 사랑은 모두 기억 속에 남은 그림자일 뿐, 지금의 삶은 정적과 회한으로 가득합니다. 「常夏」는 변치 않는 계절을 뜻하지만, 실상은 변해버린 인간관계와 세월의 무상함을 대비시키는 장입니다.
27첩 篝火(かがりび)
가을밤 등불이 비치는 정원에서 겐지는 와카무라사키와 나란히 앉아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합니다. 불빛은 한때의 영광처럼 아름답지만 곧 사라집니다. 겐지는 권세와 사랑의 허망함을 느끼며, 마음속에서 세속을 떠날 준비를 시작합니다. 「篝火」는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인생의 무상함과 겐지의 내면적 전환을 상징합니다.
28첩 野分(のわき)
태풍이 지나간 뒤, 겐지는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습니다. 병약해진 와카무라사키를 돌보며, 그는 진정한 정이 화려함이 아닌 함께함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젊은 날의 열정은 사라지고, 마음속에는 평온과 체념이 자리합니다. 「野分」은 자연을 거울삼아 인생의 무상함을 통찰하는 장입니다.
29첩 行幸(みゆき)
황제의 행차에 따라 나선 겐지는 권세의 극치를 누립니다. 화려한 의식과 찬사가 이어지지만, 그는 그 속에서 인생의 허무를 느낍니다. 젊은 세대가 부상하고 자신이 점차 뒤로 물러남을 자각합니다. 「行幸」은 겐지의 세속적 영광의 절정이자 동시에 쇠퇴의 서막을 알리는 장입니다.
30첩 藤袴(ふじばかま)
겐지는 점차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며 와카무라사키와의 관계에도 침묵이 늘어납니다. 옛 연인들은 떠나고, 궁중의 세대도 바뀌어갑니다. 그는 가을 들꽃인 ‘후지바카마’의 향기 속에서 삶의 덧없음을 느끼며, 남은 시간을 조용히 받아들입니다. 「藤袴」는 시드는 꽃을 통해 인간의 유한성과 사랑의 허무를 상징적으로 그린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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