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은 많은 사람에게 아이들이 선물을 받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로 기억된다. 하지만 어린이날은 단순한 기념일이나 휴일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그 출발점에는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특히 어린이날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소파 방정환이다. 방정환은 어린이를 어른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독립된 존재로 바라보았다. 이러한 생각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어린이 운동으로 이어졌다.
어린이날은 처음부터 5월 5일이 아니었다
오늘날 어린이날은 5월 5일이지만, 처음부터 이 날짜였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어린이날의 시작은 19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정환은 3·1운동 이후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심어주고, 어린이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활동했다. 1922년에는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 (나라기록포털)
1923년 5월 1일에는 첫 어린이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는 어린이를 존중하자는 내용의 글이 배포되었다. 그중에는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라는 당부도 있었다. 이는 당시 어린이를 대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려는 중요한 메시지였다. (나라기록포털)
즉, 어린이날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즐거운 하루를 주기 위한 날이 아니었다. 어린이를 존중해야 할 존재로 바라보자는 사회적 운동에서 출발한 날이었다.
방정환은 왜 어린이날을 만들었을까
방정환은 어린이 문학가이자 아동운동가였다. 그는 어린이를 미래의 주인공으로 보았다. 당시 사회에서는 어린이를 어른보다 낮은 존재로 여기거나, 훈육과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방정환은 이러한 관점을 바꾸고자 했다. 그는 어린이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진 존재이며, 존중받아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어린이를 낮추어 부르는 말 대신 ‘어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어린이를 높여 대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했다.
어린이날은 이러한 생각을 사회적으로 알리기 위한 실천이었다. 어린이를 존중하자는 생각을 하루의 행사로만 끝내지 않고, 사회 전체가 받아들여야 할 가치로 제시한 것이다.
색동회와 어린이 운동
어린이날의 역사에서 색동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색동회는 방정환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어린이 운동 단체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색동회는 1923년 3월 16일 방정환을 중심으로 발족하였다. 이 단체에는 방정환을 비롯해 강영호, 손진태, 고한승, 정순철 등 여러 인물이 참여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색동회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동요, 아동문학, 교육 활동에 관심을 두었다. 단순한 문학 단체가 아니라 어린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바라보려는 운동 단체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1923년에는 잡지 『어린이』도 창간되었다. 방정환은 이 잡지를 통해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와 글을 소개하며, 어린이 문화의 기반을 만들고자 했다. 독립운동인명사전은 1923년 3월 20일 잡지 『어린이』 창간호가 개벽사에서 발행되었다고 설명한다. (독립기념관)
이처럼 방정환과 색동회의 활동은 어린이날 제정에만 그치지 않았다. 어린이를 위한 언어, 문학, 문화, 교육 운동으로 이어졌다.
어린이날이 5월 5일이 된 과정
어린이날은 처음에는 5월 1일이었다. 그러나 이후 날짜가 여러 차례 바뀌었다.
처음에는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삼았지만, 5월 1일은 노동절과도 겹치는 날짜였다. 이후 어린이날은 5월 첫째 일요일로 바뀌었고, 광복 이후에는 5월 5일로 정해져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성출판사 티칭백과는 어린이날이 1922년 5월 1일 천도교소년회에서 선포된 것에서 시작해, 1928년부터 5월 첫째 주 일요일로 변경되었다가 광복 후 5월 5일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금성사전)
즉, 5월 5일이라는 날짜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어린이날이 담고 있는 의미이다. 어린이날은 특정 날짜를 기념하는 데서 끝나는 날이 아니라, 어린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5월 5일 어린이날의 의미
오늘날 어린이날은 가족 나들이, 선물, 행사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이들이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어린이날의 본래 의미를 생각하면, 이 날은 아이를 단순히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날이 아니다.
어린이를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로 바라보는 날이다.
방정환과 색동회가 강조한 것도 바로 이 점이다. 아이에게 좋은 선물을 주는 것보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존중하는 태도가 더 근본적인 의미에 가깝다.
어린이날은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른들이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어린이날은 단순한 휴일이 아니다. 그 시작에는 방정환과 색동회를 중심으로 한 어린이 존중 운동이 있었다.
처음 어린이날은 5월 5일이 아니라 5월 1일이었다. 이후 시대적 변화 속에서 날짜가 바뀌어 오늘날의 5월 5일 어린이날이 되었다. 하지만 날짜보다 중요한 것은 어린이날이 담고 있는 정신이다.
어린이날의 핵심은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데 있다. 그래서 어린이날은 아이들에게만 의미 있는 날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의미 있는 날이다.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아이의 말을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선물이나 나들이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어린이날이 왜 만들어졌는지, 방정환과 색동회가 어떤 마음으로 어린이날을 시작했는지 기억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