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길을 걷다 보면 멀리서 눈이 쌓인 것처럼 하얗게 보이는 나무가 있다. 바로 이팝나무이다.

이팝나무는 봄이 깊어지고 초여름이 가까워질 무렵 흰 꽃을 풍성하게 피우는 나무이다. 가까이서 보면 희고 길쭉한 꽃잎이 잔뜩 모여 있다. 꽃잎 하나하나가 가늘고 길어서, 마치 실처럼 흩어진 흰 꽃들이 나무 전체를 덮고 있는 듯하다.

멀리서 보면 나무 위에 흰 눈이 내려앉은 것 같고, 가까이서 보면 작은 흰 꽃들이 빽빽하게 피어 있다. 그래서 눈꽃, 솜, 쌀밥 같은 이미지로 자주 표현된다.

이팝나무는 어디에서 자라는 나무일까

이팝나무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는 나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자생하던 나무이며, 지금은 가로수와 공원수로도 널리 심어져 있다.

예전 사람들은 이팝나무 꽃이 풍성하게 피는 모습을 보며 풍년을 떠올리기도 했다. 흰 꽃이 마치 쌀밥처럼 보였기 때문에 풍요를 상징하는 나무처럼 여겨졌다고 한다.

이팝나무라는 이름의 유래

이팝나무라는 이름은 ‘이밥’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는 흰 쌀밥을 ‘이밥’이라고 불렀는데, 꽃이 활짝 핀 모습이 마치 흰 쌀밥처럼 보여 ‘이밥나무’라고 불렸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며 ‘이팝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꽃이 만개한 모습을 보면 이름의 유래가 쉽게 이해된다. 나무 전체가 하얗게 덮여 있어 풍성한 흰 쌀밥을 떠올리게 한다.

이팝나무는 언제 피고 언제 질까

이팝나무는 보통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에 피기 시작한다. 절정은 5월 중순 전후이며, 5월 말에서 6월 초가 되면 점차 꽃이 진다.

지역과 날씨에 따라 차이는 있다. 남부 지방은 조금 더 빨리 피고, 서울과 경기 지역은 보통 5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가장 풍성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거나 비와 바람이 강하면 꽃이 더 빨리 떨어지기도 한다.

벚꽃이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라면, 이팝나무는 봄의 끝과 여름의 시작을 알려주는 나무에 가깝다.

은은한 향이 있는 나무

이팝나무는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향기도 매력적이다. 가까이 다가가면 강하게 퍼지는 향은 아니지만, 은은하고 부드러운 꽃향기가 느껴진다.

특히 꽃이 많이 핀 길을 지날 때 바람이 살짝 불면, 하얀 꽃 사이로 옅은 향이 흘러온다. 향이 진하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고, 초여름 산책길의 분위기를 더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꽃이 활짝 피어 있을 때는 나무 전체가 하얗게 빛나고, 가까이에서는 은근한 향까지 느껴져 시각과 후각이 함께 계절을 기억하게 한다.

꽃이 질 때도 아름다운 나무

요즘은 만개했던 이팝나무 꽃이 많이 지고 있다. 길을 걷다 보면 하얀 꽃들이 바닥에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나무 위에 눈이 내린 것처럼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길바닥에 다시 흰 눈이 내려앉은 것 같은 풍경을 만든다.

벚꽃은 꽃잎이 흩날리는 느낌이 강하다면, 이팝나무는 희고 가느다란 꽃들이 한꺼번에 떨어져 바닥에 포근하게 쌓이는 느낌이 있다. 꽃이 피어 있을 때도 아름답지만, 조용히 떨어져 길 위에 남은 모습에서도 계절이 지나가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마무리

이팝나무는 아주 화려하게 눈길을 끄는 꽃은 아니지만, 5월의 분위기를 조용히 바꾸는 나무이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꽃이 피는 시기에는 길거리와 공원,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하얗게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요즘 길 위에 하얀 꽃이 쌓여 있다면, 한 번쯤 고개를 들어 나무를 바라봐도 좋겠다. 그것은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작은 신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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